홈> 함께하는 교육> 기획기사

성격부터 진로까지…온라인에서 ‘나’를 찾아봐
MBTI 열풍으로 알아본 각종 검사들

우울·사회불안 정도도 간단히 체크 가능
워크넷·커리어넷 등에 다양한 진로검사
검사결과 맹신은 금물…전문가와 상담해야

온라인에서 해볼 수 있는 많은 성격·정서 검사들은 자기보고식 검사이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결과는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온라인에서 해볼 수 있는 많은 성격·정서 검사들은 자기보고식 검사이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결과는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중학교 1학년 안민지양은 최근에 엠비티아이(MBTI) 검사를 해봤다. “친구들이 다 하고 저에게도 무슨 유형이냐고 물어보니까 궁금해서 하게 됐다”는 민지양은 “검사 결과 대부분이 제 성격과 맞아서 신기하고 간파당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 “친구 중에서 자기 얘기를 잘 안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의 유형을 알게 되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친구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생각을 하겠구나 하고 추측을 할 수 있으니까 친구 관계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두 자녀와 함께 엠비티아이 검사를 해본 이명희(46)씨는 “두 아이 중 한명은 성격이 잘 맞고 한명은 잘 안 맞았는데 그 이유를 검사를 받고 알게 됐다”며 “잘 안 맞는 아이와 갈등이 있을 때 우리가 성향이 달라서 갈등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이제는 부드럽게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연예인들을 비롯해 청소년, 성인 할 것 없이 엠비티아이 검사가 유행이다. 오래전부터 엠비티아이 검사를 인성교육과 진로교육에 활용한 이보경 수석교사(경기 풍산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 스타일과 진로를 찾는 도구로도 유익하다”며 “엠비티아이 유형에 따라 학습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데 그에 맞게 공부하면 더 나은 학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고, 진로교육의 키포인트가 자기 이해인데 엠비티아이 검사는 자기를 성찰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엠비티아이를 활용한 자녀양육서인 <성격대로 키우는 부모학교>를 펴낸 조수연 호시담심리상담센터 대표는 “엠비티아이는 사람마다 타고난 선호성을 보여주는데, 그 선호성에 따라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서 오해가 쌓일 수 있다”며 “각자 유형을 알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어서 부모-자녀 관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걸 많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럼 엠비티아이 검사 외에 자녀들의 성격이나 정서, 진로를 파악할 수 있는 검사에는 무엇이 있을까?


■ 초등생을 위한 정서 검사들

자녀가 만 10살 이하 아동이라면 아무래도 부모와 ‘애착유형’이 잘 형성되어 있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자녀의 애착유형은 부모의 애착유형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부모가 자신의 애착유형을 검사해보는 게 좋다. 심리검사 전문연구기관인 한국가이던스 누리집(www.guidance.co.kr)에서 ‘애착유형 검사’를 무료로 할 수 있다. 애착유형은 ‘안정형’ ‘회피형’ ‘불안형’ 등으로 구분되는데, 안정형은 대인관계에서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이고, 회피형은 타인과 가까워지는 걸 불편해하는 상태이며, 불안형은 상대에게 버림받을까 봐 불안해하는 상태다. 검사 결과 ‘안정형’이 아니라면 자녀의 애착유형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아이가 한글을 쓸 수 있다면 ‘문장완성검사’가 아이의 정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민간 상담센터나 개인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검사지를 출력해서 해보면 된다. ‘우리 아빠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등의 문장의 서두만 주어지고 뒷부분을 채워서 문장으로 만드는 검사다. 부모가 읽어봐도 아이가 가족과 대인관계, 정서, 욕구, 학교생활, 꿈 등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서술이 많거나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다면 아동심리센터 등에 데려가서 좀 더 전문적인 해석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아이는 언어보다는 그림으로 자기표현을 할 때 훨씬 더 자유롭고 덜 방어적이 된다. 이걸 활용하는 심리검사가 ‘집-나무-사람 검사’(HTP)다. 하얀 도화지에 집과 나무, 사람을 그려보게 한 뒤 그 그림을 통해 아이의 물리적 환경과 대인관계에 대한 태도, 자아상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모양과 크기, 위치, 디테일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데, 이 검사는 부모가 해석하기는 어렵고, 반드시 전문가의 해석상담을 필요로 한다.


■ 청소년을 위한 인성·정서 검사들

엠비티아이가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석하고 있다면 ‘빅 파이브 검사’는 성격의 5가지 요소인 외향성, 우호성, 성실성, 개방성, 신경증성(정서적 불안정성) 등의 요소를 각각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격 검사다. ‘카카오같이가치’ 누리집(together.kakao.com)에 들어가서 ‘마음날씨’ 코너에 들어가면 빅 파이브 검사를 할 수 있다. 외향성, 우호성, 성실성, 개방성, 신경증성 등의 점수를 영역별로 알 수 있고, 사람들의 평균 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여준다.

고용노동부의 취업정보 누리집인 워크넷(www.work.go.kr)에 들어가 ‘직업·진로’ 코너에 가면 ‘청소년 인성검사’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청소년용 빅 파이브 검사’로 볼 수 있다. 25분 소요되는 이 검사에서, 성격의 영역별 점수를 통해 어떤 특성이 덜 발달했고, 어떤 특성이 많이 발달했는지 알 수 있다.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성격·정서·진로 검사가 많이 있다. 사진은 한 학생이 1388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누리집에서 우울검사를 하는 모습.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성격·정서·진로 검사가 많이 있다. 사진은 한 학생이 1388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누리집에서 우울검사를 하는 모습.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 시기에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 낮은 자존감 등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자신의 정도가 위험 수준인지 궁금하다면 무료로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검사들이 있다. 1388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누리집(www.cyber1388.kr:447)의 ‘상담실’ 코너에서는 자신의 스트레스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스트레스 경험 검사’와 무기력이나 우울 정도를 판단해볼 수 있는 ‘우울정도 검사’를 해볼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이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사회불안 검사’가 도움이 될 것이다. 자존감이 약하다고 느껴진다면 ‘자기신뢰도 검사’나 ‘정서안정성 검사’를 권유한다.

친구관계에서 불안감이나 어려움을 느낀다면 ‘대인관계 능력 검사’ ‘대인관계 고민 영역 검사’ ‘대인관계 문제 원인 검사’ ‘대인관계 선호도 검사’ 또는 ‘화내기 유형 검사’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 검사에서 부정적이거나 걱정되는 결과가 나와서 상담을 하고 싶다면 1388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누리집에서 바로 온라인으로 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 국번 없이 1388로 전화를 걸면 24시간 전화상담이 가능하다.


■ 청소년을 위한 진학·진로 검사들

청소년들에겐 전공과 진로 선택도 중요한 관심사다.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막연할 때, 각종 검사들이 방향타가 되어줄 수 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이라면 ‘대학 전공(학과) 흥미검사’가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부합하는 전공계열 또는 전공학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30분이 걸린다. 교육, 예술, 인문사회, 정경, 이공, 의료보건, 서비스 등 전공계열 7개, 전공학과 49개 중에서 자신의 흥미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워크넷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직업적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라면 워크넷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진로정보망인 ‘커리어넷’(www.career.go.kr)에서도 다양한 진로검사를 해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직업진로 검사는 ‘홀랜드 적성탐색검사’인데, 이를 청소년 버전으로 만든 게 ‘직업흥미검사(H형)’이다. 직업과 관련된 자신의 흥미를 파악하는 검사이다.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흥미이고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의욕적이기 때문에, 주어진 활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만 솔직히 답을 하면 되는 검사다. 현실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기업형, 관습형 등 6가지로 흥미 유형이 제시되고, 이 중에서 본인의 흥미 유형 상위 3개에 맞는 직업군을 알려준다.

‘직업흥미검사(K형)’는 과학, 공학, 소비자경제, 경영, 사무직, 언론직, 예술, 서비스, 컴퓨터응용 등 16개 직업군별로 흥미도를 백분위로 제시한다. 백분위가 75 이상이면 그 영역에서 흥미 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진로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을 위한 검사도 있다. 커리어넷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용·고학년용 진로흥미 탐색 검사가 마련돼 있다. 진로검사 결과를 본 뒤 좀 더 구체적인 상담을 하고 싶다면 커리어넷에서 상담신청을 할 수 있다.

한편 온라인에서 혼자 해본 검사 결과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조수연 대표는 “엠비티아이는 자기가 주어진 문항에 답하는 자기보고식 검사라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 잘못된 결과를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작은 실마리로만 써야지 자신과 타인을 유형화해서 맹신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다른 성격·정서 검사들에 대해서도 “심리검사는 행동관찰, 면담, 전문가적 해석 등을 함께 해야지만 정확한 심리평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검사만으로 결과를 확정할 순 없다”며 “검사 결과가 우려스럽고, 더 정확한 결과를 원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 종합적인 소견을 받아야 한다”고 조 대표는 강조했다.

진로검사도 마찬가지다. 용산구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류하은 담당은 “모든 진로검사는 참조자료로만 활용되어야 한다”며 “검사뿐만 아니라 상담을 통해 성격, 상황,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진로를 결정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