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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유튜버 선생님!
나는야 유튜버 선생님!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유튜브에서 눈길 끄는 교육콘텐츠

‘아꿈선 초등 3분과학’ 교사들이 교과서 내용에 맞춰 과학 실험을 하면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아꿈선 제공올해 8년째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한도윤 교사는 두 곳에서 수업을 한다. 한 곳은 전남 무안 현경초등학교, 다른 한 곳은 유튜브다. 그는 유튜브에서 ‘아꿈선 초등 3분과학’ 채널을 운영 중이다. 아꿈선은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선생님’의 줄임말이다. 

아꿈선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은 3분 안팎으로 지금까지 292개를 올려 놓았다. 

가장 큰 특징은 초등학교 교과서 내용에 철저하게 맞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6학년 1학기 1단원 4차시 낮과 밤이 생기는 까닭’, ‘4학년 1학기 1단원 10차시 나만의 저울로 무게재기’ 등 동영상에 교과서 학년과 단원, 차시가 적혀 있다. 또 초등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과학 실험은 텍스트를 읽거나 그림만 봐서는 정확하게 과정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학년 2학기 1단원 1차시 ‘폭신폭신한 빵을 만드는 신기한 마법’을 보자. 이 동영상은 효모를 사용해 밀가루를 부풀리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실험에는 밀가루, 효모(이스트), 설탕, 빵 반죽통, 이쑤시개, 위생장갑 등이 필요하다고 소개한 뒤 마트에서 효모를 구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효모는 생효모, 건조효모, 즉석활성건조효모 3가지가 있어요. 즉석활성건조효모는 다른 효모와는 달리 (밀가루) 반죽에 바로 넣을 수 있으니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를 선택합니다.”

아꿈선은 광주교대 과학교육과 대학원 석사 동기 4명이 시작했다. 한 교사는 “내가 학생수 100명 미만의 농어촌 학교에서 주로 근무했다. 시골에는 학원도 별로 없고 아이들이 학습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3분짜리 동영상이지만 좀 어려운 내용의 경우 제작에 5~6시간이 걸린다. 현재 ‘아꿈선’에는 27명의 초등학교 현직 교사와 2명의 교대생이 참여 중이다. 

■ 3분 동영상 제작에 5~6시간 걸려 

한 교사는 “‘학교 숙제를 잘 몰랐는데 영상 보고 해결했다’, ‘동영상을 보고 시험 100점 맞았다’는 댓글이 달린다. 상당히 흐뭇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학 때 쉬지 않고 계속 촬영한다. 편집하고 틀린 내용 있으면 안 되니까 면밀하게 검토하고, 교과서 차시에 맞춰 공개한다”며 “장소가 없어서 카페를 전전한다. 모든 실험 재료를 우리 돈으로 사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꿈선은 동영상에 영어·중국어 자막을 넣을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기 때문이다. 

대구 화원고등학교 정미애 음악 교사는 수업에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를 설명할 때 그냥 말로 끝내지 않는다. 

정 교사는 “모차르트 세레나데는 빅맥 광고에 들어간 적도 있고, 가수 박현빈의 뮤직비디오에 샘플링 돼서 나오기도 한다. 또 리듬스타라는 게임에도 들어 있다”며 “이런 것들을 보여 준 뒤 공통점이 뭔지 물어보고 그 곡의 작곡가가 누구인지 아느냐고 애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모차르트가 지은 곡이라고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내용 맞춰
제작한 ‘아꿈선 초등 3분 과학’
곤충·자연 생생하게 소개하는
‘에그박사’ 학생들에게 큰 인기
유튜브 동영상 활용해
효과적인 음악 수업 하기도


그는 “세레나데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러 줬던 음악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오페라 돈조반니 세레나데 한 장면을 유튜브를 통해 보여준다”며 “또 세레나데는 귀족들이 파티할 때 좋은 분위기를 위해 만들기도 했다. 유명 연주자들이 세레나데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수업시간에 유튜브로 감상한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융합수업에 관심이 많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오디오로 틀어주고 느낌을 적어보라고 하면 ‘잠 와요’, ‘재밌다’ 등 3글자로 끝난다. 그러나 음악을 듣고 신문 기사 가운데 그 음악과 분위기가 가장 비슷한 기사나 사진을 찾게 한 뒤 둘이 어떤 점이 비슷한지 설명하라고 하면 3문단으로 늘어난다. 

곤충을 비롯한 자연 생태계와 관련한 유튜브 채널인 ‘에그박사’는 9월6일 현재 구독자 수가 11만9261명이다. ‘에그박사’ 김경윤씨는 직장을 다니다 친구 2명과 함께 2017년 2월부터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290편의 동영상을 올렸다. 

처음에는 곤충을 소재로 했는데 현재는 확장해서 자연 전반을 다룬다. ‘예능형 자연교육 콘텐츠’를 지향한다. 김씨는 “나는 어렸을 때 개울에서 물고기나 곤충 잡고 놀았다. 요즘 아이들이 휴대폰만 보고 게임만 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자연이란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려고 했다. 여기에 ‘키즈 콘텐츠’는 장난감 관련이 많은데 자연이나 곤충을 소재로 하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모들이 메일이나 댓글로 ‘이런 영상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에그박사’가 우리 아이 꿈이 됐다고 메일을 보내온 분도 있다”며 “특히 집에만 콕 박혀 있는 아이였는데 에그박스 영상 보고 엄마·아빠와 같이 밖에 나가서 채집 활동을 하는 걸로 바뀌었다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소개했다. 

■ 한국인 영어 맹점 정확하게 지적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유튜브 영어교육 채널 ‘라이브아카데미’는 현재 구독자가 34만명이 넘는다. 이 채널이 인기를 끄는 건 한국인들의 영어 맹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would와 could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법’이라는 동영상을 보자. 

“많은 한국인들이 would와 could를 can과 will의 과거형으로만 아는데 잘못입니다. 시제는 동사에는 적용되지만 will과 can 같은 조동사에는 적용되지 않아요. 예를 들어 ‘I thought you would know about that’과 ‘I thought you knew about that’은 뜻이 약간 다릅니다. 앞은 ‘나는 네가 그것에 대해 알 줄 알았어’고, 뒤는 ‘나는 네가 그것에 대해 아는 줄 알았어’입니다. 앞은 ‘가능성’을 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나는 어제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는 영어로 ‘I was able to get up early yesterday’라고 표현해요. 만약 ‘I could get up early yesterday’라 한다면 말이 안 되는 문장입니다. 한데 ‘I couldn’t getup early yesterday’는 말이 돼요. ‘나는 어제 일어날 수 없었다’죠.”

구독자들은 신용하씨가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로 안다. 그러나 신씨는 5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 갔다가 12살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신씨는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구독자 반응이 너무 좋아 더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든다”며 “동영상 제작 때 제일 중시하는 게 내일 당장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을 담는다는 거다. 이게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인 듯하다”고 말했다. 

지상은 유튜브 파트너십 매니저는 “유튜브에서 교육 콘텐츠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기준으로 매일 교육콘텐츠에서 10억 뷰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 매니저는 교육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려는 경우 다음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유튜브는 쌍방향성을 중시한다. 가끔 오프라인에서 강의 하는 모습을 그대로 찍어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보다는 직접 일대일로 구독자를 만나서 강의하는 듯한 모습으로 촬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나의 선생님’ 같은 느낌을 주면 좋다.” 

김태경 <함께하는교육> 기자 ktk7000@hanedu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