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과 하버드대 특강 이후 경기교육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급증함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학교·경기공유학교·경기온라인학교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공교육을 확장하고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한 행보가 분주하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지난 2월 26일 우리나라 교육감 최초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현지 교수와 학생들에게 ‘한국의 교육개혁: 학생 맞춤형 교육과 인공지능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서 임 경기교육감은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 ‘미래교육을 위한 대학입시 제도 개혁’ 등을 소개했다. 강연 이외에도 하버드대 교수 간담회, 벨몬트 고교 방문, 보스턴 지역 한인학생회 학생들과 만나 미래 교육에 대한 활발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7일 임태희 교육감이 미국 방문의 성과에 대해 한겨레와 인터뷰를 가졌다.

‘대한민국 교육감 최초’ 하버드대에서 특별 강의를 했는데, 어떤 계기로 마련된 것인지?

“경기교육은 지난해 12월 수원에서 열린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에서 세계 교육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전 세계에 큰 인상을 남겼다. 56개국 2800여 명의 교육전문가가 포럼에 참여해 유네스코의 미래 교육 담론이 경기교육에서 실현되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해외 참가자들은 미래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 인공지능(AI), 디지털 활용 교육, 지역의 풍부한 교육 역량을 학교 교육에 접목한 경기교육 정책을 좋은 선례로 주목했다. 

이번 하버드대 특강은 미국 교육전문가로서 유네스코 포럼에 참여한 페르난도 레이머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미래 교육이 경기도에 펼쳐진 모습을 소개하고 교육공동체와 공유하고 싶다는 하버드대의 공식 요청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경기교육의 방향과 우수성을 하버드대를 비롯해 전 세계에 또다시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요청에 응했고, 경기교육 변혁의 길을 더욱 분명하고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에너지를 얻고 돌아왔다.”


지난 2월26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현지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교육개혁: 학생 맞춤형 교육과 인공지능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하버드대 학생들 반응이 뜨거웠다던데, 특강 내용과 현지 반응은?

“하버드대 학생과 교수, 학교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여한 특강에서 ‘한국(경기도)의 교육 개혁: 학생 맞춤형 교육과 인공지능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우선 대한민국 교육의 특징과 문제점으로 강한 교육열과 그에 따른 과도한 입시 경쟁을 짚었고, 그러한 교육방식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과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는 자기 적성에 맞는 교육,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세 가지 형태의 교육 섹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교육 네트워크를 형성한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을 소개했다. 1섹터 학교는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 중심 교육, 2섹터 경기공유학교는 지역사회와 협력한 온마을 교육, 3섹터 경기온라인학교는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원격 학습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경기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기회를 똑같이 부여하는
‘공평(equal)의 교육’을 넘어, 학생의 관심도와 역량에 따라 개별 맞춤형 기회를 확대하는 ‘공정(fair)한 교육’을 추진한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경기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다양한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끝으로 학생 미래와 직결되는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도 대한민국 초중고 학생의 3분의 1이 소속된 경기교육이 대대적인 개혁을 책임감 있게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정한 대입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강 이후 진행한 질의응답은 하버드대 학생들의 열띤 관심으로 기존에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초과했다. 특히 경기교육의 인공지능(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과 ‘경기공유학교’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반 학습을 위해 전 학생에게 디지털 기기를 100% 보급하고, 공유학교 수업을 자유롭게 개설해 공식 학점으로 인정한다는 점에 크게 놀라워했다. 
또한 더 좋은 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량 강화 연수, 후배 교사가 선배 교사를 돕는 리버스 멘토링 등 체계적이고 열정적인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도 감탄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를 바꾸려는 경기교육의 노력에도 관심이 높았다. 새로운 형태로 나아가는 경기교육 시스템을 통해 한국의 교육이 변화하고, 경기교육의 노력이 흔들림 없이 지속되길 바라는 응원도 전달받았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하버드대 교수들은 경기교육의 어떤 점에 주목했는지?

“특강 다음날에는 하버드대 교수 2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 또한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 추진 과정에 관한 관심이 매우 컸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궁금해했다. 교수들은 대입 개혁을 위한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교육 3섹터 ‘경기온라인학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새로운 경기교육을 실현에 교사의 역할은 어떠한지 등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공정한 평가시스템은 가장 어려운 과제이면서도 꼭 해내야 할 과제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반 논·서술식 평가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후 교사 평가를 거쳐 평가 전문 교사가 최종적으로 심판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공식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은 각종 대학과 전문기관, 교육부까지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경기온라인학교’의 역할은 학교와 공유학교에서도 수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주요 대상이다. 올해 3월 1일부터 디지털 기반 온라인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경기이음온학교’에서 정식 수업이 시작된다. 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학생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경기교육을 실현하는 데 교사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모든 교사가 미래 교육을 대비할 수 있도록 교원 역량 강화 연수에 힘쓰며, ‘하이러닝’ ‘경기공유학교’가 교사의 수업을 보조한다. 또한 기술적 지원과 지식재산권 인정 체계를 갖춰 하이러닝과 경기온라인학교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하버드대 교수들은 새로운 경기교육의 방향에 대해 호평했다.

특히 ‘교실 속 자존감’의 저자 조세핀 킴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사회가 급격히 발전하고 세계화되는 시점에 변화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경기교육의 노력이 감동적이며, 그 용감한 도전에 감사한 마음마저 든다고도 전했다.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 구축과 대한민국 대학입시 개혁은 오직 ‘학생’을 중심에 뒀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아무도 가보지 않은 세상을 헤쳐 나갈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다. 또한 하버드대 학생과 교수 등 교육전문가의 관심과 조언, 질문을 통한 문제 인식은 경기교육의 발전에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임태의 경기교육감은 하버드대 특강 외에 하버드대 교수, 하버드대·MIT 한인 학생, 벨몬트고 학생 등과 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을 소개했다.


하버드대 학생과 교수 외에도 하버드대·MIT 한인 학생, 벨몬트고 학생 등과도 소통했는데

“첫날 일정으로 하버드대와 MIT 한인 학생 2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새로운 경기교육 시스템을 소개하며 한인 학생 각자의 경험담을 통한 새로운 교육의 역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암기식 지식 습득보다는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이 앞으로의 교육 방향이자 세계적 인재의 필수조건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교육이 새롭게 구축한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 시스템을 놀라워하며, 이를 통한 학생 간 교육격차 해소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한국의 대학입시 제도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 날에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벨몬트 고등학교를 방문해 교장 등과 면담하고 학교 수업을 참관했다. 이곳에서는 벨몬트고 학교시설의 지역사회 공유 사례를 소개받았는데, 학교시설 개방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확인했다.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수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시설을 개방하는 벨몬트고 사례를 통해 경기교육 또한 학교시설 개방 활성화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길을 모색하려고 한다. 아울러 학생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업을 선택하고 참여하는 벨몬트고 수업 참관을 통해서는 대학입시 제도를 개편하고 있는 경기교육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논·서술형 시스템을 개발해 학생 개개인이 관심과 적성에 따라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경기교육이 적극 나설 것이다.”

경기교육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우리 안에만 있으면 발전이 지연되고 계속 머물러 있게만 된다. 이번 하버드대를 비롯해 또 다른 곳과도 끊임없이 교육을 위한 새로움이 무엇이 있는지 교류하고 협력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이후 경기교육에 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3월1일자 조직개편으로 국제협력담당을 신설했다.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의 국제적 교육 교류 협력 업무를 총괄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국제협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업무 재구조화를 통해 현장 중심, 학생 중심의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고, 경기교육에 대한 세계의 교육 교류 협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 교육을 통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교육 연대도 강화한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배우고 싶은 개도국에 교육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해 우리나라처럼 교육으로 나라가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이전에 교육 제도를 벤치마킹했던 미국, 프랑스, 싱가폴 등 여러 나라와는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기미래교육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교육 섹터별 국제교류도 확대한다. 1섹터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연계 학교 간 국제교류 활동을 활성화하고, 2섹터 경기공유학교는 교육지원청 중심의 국제교류기관 발굴과 함께 글로벌 공유학교를 운영할 방침이다. 3섹터 경기온라인학교는 한국어 온라인 과정 개발을 통한 국내 이주배경학생의 언어학습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어교육을 더욱 확산할 예정이다.”

앞으로 경기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