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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으세요, 그래야 아이들도 읽어요”
자녀 책읽기 습관 들이려면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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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자녀의 책읽기 습관, 더 나아가 글쓰기 습관과 능력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중·고교에서의 국어 수업뿐 아니라 수행평가와 입시에서 독해와 글쓰기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어려서부터 독서와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비싼 돈을 들여가며 논술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유다.
‘내 아이 수준에 맞춰 생각을 키우는 독서, 그러면서도 집에서 저렴하게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책과 신문 읽고 쓰는 초등 탄탄 논술’을 펴낸 24년간 초등 논술을 지도해온 오현선 작가(라온쌤)에게 그 해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책을 싫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책을 가까이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읽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책읽기는 중요해’ ‘책을 읽어야 국어를 잘할 수 있어’와 같이 교육적 효능만을 강조하는 말을 자주 했거나,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책장에 한 가득 꽂아두고 읽으라고 재촉했기 때문인데,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 자녀의 정서와 인지, 독서 수준 및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읽으라고 한 경우에도 자녀가 책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멈춰야 한다.”
- 자녀가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있다면.
“도서관 경험부터 함께 해보면 좋다. 자녀가 읽을 만한 도서들을 빌린 후 읽게 하거나 읽어주는 것을 6개월 정도 반복하는 걸 추천한다. 책은 자녀가 직접 고르도록 하되, 대출한 책을 다 읽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1~2권 읽기부터 실천하면 된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부드럽게 읽지 못하는 어린이라면 가능해질 때까지 부모가 읽어줘야 한다. 초등 4, 5학년이 된 이후엔 가족 모두가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는 분위기를 형성해줘야 한다. 그래야 자녀도 책을 읽을 수 있다. 독서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라 지적 노동이라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매일 밥을 차려준다고 생각하고 매일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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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 독서 습관이 잡힌 자녀의 경우, 사고력과 어휘력을 확장하는 책읽기를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책읽기가 재밌고 편안해지는 단계까지 성공했다면, 초등 3학년 이후부터는 자동화된 읽기에서 의미적 읽기로 넘어가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작가’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작가마다 다루는 주제 및 다루는 방식, 또는 문체나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작가를 만나다 보면 생각의 새로운 창이 열린다. 무엇보다 여러 문체와 서술 방식을 경험하며 읽기 능력도 성장한다. 주의할 점은 자녀가 하는 독서를 인정하되, 다른 책도 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읽는 책과 어른이 추천하는 도서를 8:2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 책읽기가 어느 정도 습관을 잡혔을 때, 부모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
“1일 1토론을 추천한다. 요즘 읽는 책이 ‘왕따’에 대한 책이라면 ‘왕따’에 대한 자녀의 의견을 물으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면 된다. 꼭 책에서 만난 주제가 아니더라도 같이 뉴스나 기사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할 수 있다. 친구와 싸우고 왔다면 그 이야기로도 토론은 가능하다. 주제는 우리 주변에 많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정답’을 주지 말고 ‘자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휘력은 저절로 성장한다.”
- 그 이후엔 글쓰기 나아가 논술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적인 방법은.
“매일 새로운 주제가 있다면 새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배경지식이 필요하지 않아도 글쓰기가 가능한 ‘가족은 모두 같이 식사해야 한다 VS 따로 해도 좋다’와 같은 생활 주제로 접근해 ‘주장을 말하고, 이유를 두어 가지 이야기한 후 주장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까지 쓰면 자연스러운 글쓰기가 가능하다. 그런 다음 점차 주제를 넓혀가야 한다. 예를 들어, 기사를 읽고 알게 된 ‘동물원은 있어야 한다 VS 없어야 한다’와 같은 사회 주제로도 이야기한 후 써 볼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럴 땐 대화를 더 나눠주면 된다.”
-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논술 교육 방법이 있다면.
“‘논술’이라고 하면 보통 커다란 원고지에 ‘쓰기’만을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은 ‘배경지식’과 ‘생각’이다. 일단 배경지식이 많아야 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므로, 책읽기 및 기사 읽기를 꾸준히 하면 된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만들어 가도록 평소 질문을 자주 해주면 아주 좋다. 어느 주제든, 어떤 상황이든 ‘어떻게 생각해?’를 기반으로 항상 자녀가 자기 생각을 더듬어볼 기회를 줘야 한다. 다음으로는 ‘말하기 논술’을 추천한다. 말 그대로 글이 아니라 말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은 그 다음에 쓰면 되는데, 글쓰기의 흐름은 ‘문제 상황- 주장 – 해결 방안’ 정도면 된다. 오늘부터라도 읽고, 생각하고 나누는 것을 자녀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김미영기자
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자녀의 책읽기 습관, 더 나아가 글쓰기 습관과 능력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중·고교에서의 국어 수업뿐 아니라 수행평가와 입시에서 독해와 글쓰기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어려서부터 독서와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비싼 돈을 들여가며 논술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유다.
‘내 아이 수준에 맞춰 생각을 키우는 독서, 그러면서도 집에서 저렴하게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책과 신문 읽고 쓰는 초등 탄탄 논술’을 펴낸 24년간 초등 논술을 지도해온 오현선 작가(라온쌤)에게 그 해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책을 싫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책을 가까이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읽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책읽기는 중요해’ ‘책을 읽어야 국어를 잘할 수 있어’와 같이 교육적 효능만을 강조하는 말을 자주 했거나,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책장에 한 가득 꽂아두고 읽으라고 재촉했기 때문인데,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 자녀의 정서와 인지, 독서 수준 및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읽으라고 한 경우에도 자녀가 책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멈춰야 한다.”
- 자녀가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있다면.
“도서관 경험부터 함께 해보면 좋다. 자녀가 읽을 만한 도서들을 빌린 후 읽게 하거나 읽어주는 것을 6개월 정도 반복하는 걸 추천한다. 책은 자녀가 직접 고르도록 하되, 대출한 책을 다 읽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1~2권 읽기부터 실천하면 된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부드럽게 읽지 못하는 어린이라면 가능해질 때까지 부모가 읽어줘야 한다. 초등 4, 5학년이 된 이후엔 가족 모두가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는 분위기를 형성해줘야 한다. 그래야 자녀도 책을 읽을 수 있다. 독서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라 지적 노동이라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매일 밥을 차려준다고 생각하고 매일 함께 해야 한다.”
오현선 작가는 “자녀가 책읽기를 싫어하는 건 이미 책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므로, 그 정서부터 바꿔줘야 한다”며 “도서관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책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북스 제공
- 독서 습관이 잡힌 자녀의 경우, 사고력과 어휘력을 확장하는 책읽기를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책읽기가 재밌고 편안해지는 단계까지 성공했다면, 초등 3학년 이후부터는 자동화된 읽기에서 의미적 읽기로 넘어가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작가’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작가마다 다루는 주제 및 다루는 방식, 또는 문체나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작가를 만나다 보면 생각의 새로운 창이 열린다. 무엇보다 여러 문체와 서술 방식을 경험하며 읽기 능력도 성장한다. 주의할 점은 자녀가 하는 독서를 인정하되, 다른 책도 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읽는 책과 어른이 추천하는 도서를 8:2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 책읽기가 어느 정도 습관을 잡혔을 때, 부모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
“1일 1토론을 추천한다. 요즘 읽는 책이 ‘왕따’에 대한 책이라면 ‘왕따’에 대한 자녀의 의견을 물으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면 된다. 꼭 책에서 만난 주제가 아니더라도 같이 뉴스나 기사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할 수 있다. 친구와 싸우고 왔다면 그 이야기로도 토론은 가능하다. 주제는 우리 주변에 많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정답’을 주지 말고 ‘자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휘력은 저절로 성장한다.”
- 그 이후엔 글쓰기 나아가 논술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적인 방법은.
“매일 새로운 주제가 있다면 새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배경지식이 필요하지 않아도 글쓰기가 가능한 ‘가족은 모두 같이 식사해야 한다 VS 따로 해도 좋다’와 같은 생활 주제로 접근해 ‘주장을 말하고, 이유를 두어 가지 이야기한 후 주장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까지 쓰면 자연스러운 글쓰기가 가능하다. 그런 다음 점차 주제를 넓혀가야 한다. 예를 들어, 기사를 읽고 알게 된 ‘동물원은 있어야 한다 VS 없어야 한다’와 같은 사회 주제로도 이야기한 후 써 볼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럴 땐 대화를 더 나눠주면 된다.”
-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논술 교육 방법이 있다면.
“‘논술’이라고 하면 보통 커다란 원고지에 ‘쓰기’만을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은 ‘배경지식’과 ‘생각’이다. 일단 배경지식이 많아야 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므로, 책읽기 및 기사 읽기를 꾸준히 하면 된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만들어 가도록 평소 질문을 자주 해주면 아주 좋다. 어느 주제든, 어떤 상황이든 ‘어떻게 생각해?’를 기반으로 항상 자녀가 자기 생각을 더듬어볼 기회를 줘야 한다. 다음으로는 ‘말하기 논술’을 추천한다. 말 그대로 글이 아니라 말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은 그 다음에 쓰면 되는데, 글쓰기의 흐름은 ‘문제 상황- 주장 – 해결 방안’ 정도면 된다. 오늘부터라도 읽고, 생각하고 나누는 것을 자녀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