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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하면 알아서 크는 반려동물? “평생 책임 각오 없으면 후회해요”
슬기롭게 반려동물 키우는 법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 꼽히기도
친구 집에서 미리 육묘 경험해보기
자녀의 나이, 성격, 건강 상태 고려
‘평생 책임지겠다’ 각오로 입양해야

기자김미영

수정 2024-05-06 18:53등록 2024-05-06 17:56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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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을 물었더니, 반려동물이라고 해요.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게 소원이었던 아이들을 설득해 지금껏 미뤄왔는데, 이제는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나이가 되고 아이들의 정서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입양을 고려 중입니다. 그런데도 잘 키울 수 있을지, 가족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고2, 중1, 초4 삼남매를 키우는 양윤주(42)씨는 최근 아이들에게 “반려견을 입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자녀들로부터 먹이 주기, 배변 치우기, 목욕 및 산책 시키기를 직접 책임지겠다는 다짐을 받았다고 했다. 양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변 가정의 사례를 보면 반려동물을 돌보는 몫이 결국 부모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족의 일원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만큼 가족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양씨처럼 가정에서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 ‘대집사 고양이 상담소’ 등의 책을 쓴 나응식 그레이스고양이병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반려동물 잘 키우는 법을 정리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552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6%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 역시 약 1262만명으로 전체 25%로 집계됐다. 국민 3명 중 1명이 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반려가구와 반려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양씨가 자녀에게 돌봄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처럼 책임감을 키울 수 있으며,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공감능력과 배려심, 사회성 등을 익힐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산책과 놀이로 활동량을 높여 면역력 증강과 신체 건강에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권혁호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배려하고 소통하면서 아이들은 사회성, 책임감, 배려심, 자립심을 배울 수 있다”며 “반려동물을 매개로 하는 가족 간 대화가 늘면서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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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시간·비용 투자 감수해야

반려동물 입양은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가족의 일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입양을 잘 준비하려는 자세, 반려동물을 잘 이해하려는 마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려고 하는 각오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권혁호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각오와 태도가 없으면 후회나 실패할 확률이 높은데, 입양 시 체크리스트를 통해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가족 구성원의 동의는 물론 반려동물 입양 단계부터 모든 가족이 입양할 동물을 알아보되, 첫날 한번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한번 더 가족끼리 상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키우는 일은 노력, 시간, 비용이 투자되는 일이다. 실제 ‘2023 한국반려동물보고서’를 보면 2022년 반려동물 양육비는 월평균 21만6000원이었다. 이 중 병원비가 약 28%에 달했는데, 이보다 더한 비용 지출까지도 감당하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

권혁호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자녀 한명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경제적인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노령견과 노령묘의 경우 병원 가는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암이나 치매에 걸리면 그만큼 돌봄의 시간과 노력이 더 투자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응식 원장은 “고양이 수명 15년을 감안할 때, 15년간 평균 2700만원의 양육비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과 별개로,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의 경우 그냥 둬도 잘 큰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며 “매일 최소 하루 1시간 이상 가족 구성원이 고양이와 밀접한 시간을 보낸다는 각오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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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와 서열관계 잡아줘야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자녀의 나이, 성격,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강아지는 서열관계가 있는 무리 사회를 형성하는 동물이어서 사회화기(~생후 12주까지) 때 서열관계를 확실히 잡아줘야 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강아지에게 서열관계를 잘 잡아줘야 자녀를 무시하거나 깨무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권혁호 수의사는 “반려동물도 성격이 다양해 활발한 친구도 있고, 내성적인 친구도 있다. 특히 유아기 아이의 부모는 세심한 관할을 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일, 공격적인 태도로 대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충분히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도 감정을 느낀다.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이 무엇인지, 화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자녀에게 알려줘야 한다. 강아지는 화가 나면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하거나, 눈동자가 커지면서 노려본다거나, 몸 자세를 낮추고 뻣뻣이 꼬리를 세운다. 권혁호 수의사는 “강아지는 반가운 경우 꼬리를 흔들지만, 화날 때도 꼬리를 흔드는데 이 미묘한 차이를 자녀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스스로 느끼기에 안전하다고 안심할 공간, 침해받지 않는 깨끗한 화장실, 수직공간 같은 본능적인 부분을 충족할 최소한의 장소가 필요하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불안장애로 문제 행동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어린 자녀가 고양이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을 할 때, (굉장히 드물지만) 가끔 무는 행위를 할 수도 있다.

나응식 원장은 “고양이가 귀를 눕힌다거나, 몸을 낮춘다거나, 등 뒤의 털을 세운다거나, 하악질을 한다면 화가 났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알아서 잘 큰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면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해 겁이 많다거나 사람에게 순화가 안 된다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일이 발생해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의 면역력이 약하거나 알러지가 있는 경우 토이 푸들,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 말티즈, 시츄처럼 털이 잘 빠지지 않는 견종이 좋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진드기, 기생충, 곰팡이균, 바이러스 등을 통한 인수공통전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청결과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적절 시기 구충제 복용과 예방백신 접종은 물론 강아지가 외출한 뒤에는 반드시 발바닥을 씻기고,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고양이의 대소변은 즉시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있는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외출 시 목·가슴 줄 착용 △배설물 수거를 위한 배변봉투 지참 △엘리베이터 등 공용공간 내 반려견 직접 안기 등 ‘페티켓’ 문화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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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입양은 어떻게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권혁호 수의사는 펫숍보다는 동물보호단체 임시보호소, 켄넬이나 브리더를 통한 강아지 입양을 추천했다. 어린 연령대의 몸집이 작은 강아지 입양을 위해 펫숍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일찍 엄마와 떨어지면서 엄마로부터 배워야 할 몸짓, 소리, 사회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면 켄넬이나 브리더 시설에서 사육된 강아지는 개의 습성이나 사회화 과정 등을 거쳤을 뿐 아니라 강아지의 습성 등에 대해 충분히 상담하고 입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권혁호 수의사는 “켄넬이나 브리더에서 충분한 상담과 함께 입양할 강아지의 견종과 특성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며 “입양이 처음인 경우 푸들, 비숑 등 많은 사람들이 키우는 품종을 선택하면 카페 등을 통해 정보와 조언을 얻기 수월한 이점이 있다”며 “반면 ~테리어류, 그레이하운드, 닥스훈트 등 에너지가 높은 품종은 잘못 키우면 파괴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나응식 원장은 “고양이는 동물보호단체 임시보호시설에서 가족이 함께 봉사하면서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를 입양할 것을 권장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있다면 그 집에서 육묘 경험을 해보거나, 입양 과정에서 수의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라며 “유기동물에게 가정을 찾아주는 플랫폼 포인핸드(https://pawinhand.kr)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유용하다”고 말했다.

■ 반려견 입양 시 체크리스트 

⦁ 반려견을 입양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나요?

⦁ 개의 평균수명인 13살,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나요?

⦁ 강아지에게 한달 평균 13만원 정도 지출되어야 하는데 괜찮나요?

⦁ 반려견이 함께할 공간이 움직임을 가지기에 충분히 넓은가요?

⦁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집주인의 동의를 받았나요?

⦁ 매일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나요?

⦁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반려견을 키우는 데 동의하나요?

⦁ 규칙적인 미용과 훈련을 귀찮아하지 않을 수 있나요?

⦁ 견종의 성격, 성향, 특성, 백신 접종 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공부할 의사가 있나요?

⦁ 휴가를 갈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보셨나요?

⦁ 성견이 된 후 원치 않는 임신 혹은 성 호르몬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중성화가 필요한데 고려해보셨나요?

⦁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견과 시선도 역시 존중해줄 수 있나요?

⦁ 모든 질문에 아무때나 ‘네’라고 대답할 수 있나요?

도움말 : 권혁호 수의사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