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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없어지고 ‘의대 복귀’, 입학문 넓어졌다

[함께하는 교육] 의과대학 ‘학종’ 선발 어떻게 하나


의전원 사실상 폐지, ‘의대’ 전환
입학정원 증가, 수시 ‘학종’ 대세
‘나눔’ 등 진정성 담긴 활동 해야
2분 제시문 분석, 8분 답변하는
‘심층 면접’도 중요해지는 상황
최대 14년 공부…끈기·열정 있어야


 

2013년 5월6일 성덕여자중학교 진로체험 동아리 학생들이 강동경희대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2013년 5월6일 성덕여자중학교 진로체험 동아리 학생들이 강동경희대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자연계열 입시에서 ‘의대 입학’은 여전히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뜨거운 관심거리다. 최근에는 전국 27개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가운데 22곳이 의대 복귀를 결정하면서 ‘의대 입학문’이 넓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18학년도 전국 의과대학에서는 지난해보다 119명 증가한 2601명을, 2019학년도에는 2904명을 선발하는 등 의대 신입생 모집 인원은 늘고 있다.

 

의대에서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대세다. 2018학년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등 전국 의대에서는 수시 모집으로 정원의 62.9%를 선발하며, 이 가운데 학종으로 43.9%를 뽑는다.

 

 

비교과활동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입시전문가들은 “‘의대 학종’의 핵심은 비교과활동과 면접”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보통 최상위권이니만큼 교과 성적 자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봉사활동은 기본이고 동아리·독서 등 비교과활동을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2019학년도부터는 모든 의대가 의사가 지녀야 할 자질을 평가하는 면접을 시행합니다. 어려운 공부를 오랫동안 해내야 하는 의대 특성상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인성 및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것이죠.”

 

비교과활동의 경우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관건이다. 의대의 경우, 단순 지식을 활용한 사례보다는 나눔과 봉사정신 등이 담긴 활동을 중시하는 게 최근의 분위기다.

 

2016학년도 수시 학종을 통해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한 이승목(20)씨는 여러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형식적인 소논문 쓰기 활동 등 ‘유행하는 학종 활동’에 휩쓸리지 않았던 것을 합격 열쇠로 손꼽았다. 그는 자신의 관심사를 ‘지식 공유와 심리학’이라는 열쇳말로 정리해 입학사정관들에게 어필했다. 자신 있는 교과 내용을 후배들에게 강의하는 ‘피티피’(PTP, Peer To Peer) 활동부터 교내에서 ‘심리학 콘서트’를 열었던 경험 등이 중요한 활동 요소였다.

 

이씨는 “피티피는 학생 스스로 수업계획서를 작성·공고한 뒤 희망 학생이 수강 신청하는 지식 공유 활동”이라며 “화학 과목을 10차시 동안 강의하면서 후배들 눈높이에 맞게 수업 내용을 꾸렸다. 기초 개념부터 꼼꼼하게 짚어주며 나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고교 1학년 1학기 때 내신이 2점대 후반이었어요. 수학, 과학 성적은 2학기에 3등급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고요. 그런 ‘뼈아픈’ 경험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지식 공유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씨는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율동아리 ‘라포르’에서 심리학의 흐름, 주요 이론 등도 꼼꼼하게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방학 중에는 다른 학교 동아리와 연합해 ‘심리학 토크 콘서트’를 열며 정신분석 이론·개념에 관해 토론하기도 했다. “훗날 의사가 됐을 때 심리학과 의학을 연계한 치료를 해보고 싶었어요. 환자와 소통하는 데 관련 지식이 도움 될 것 같아 열심히 활동했죠. 자율동아리를 통해 막연하게 간직했던 ‘의대’라는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할 수 있었습니다.”

 

휘문고 우창영 진학부장 교사는 “의대 전공 적합성을 강조하는 비교과활동으로 생명과학 관련 소모임이나 동아리를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역사와 의학을 연계한 ‘의학박물관’ 탐방, 의학 기사 스크랩과 토론을 겸하는 의료윤리연구모임 등 1년 단위로 장기적인 활동이 가능한 비교과활동을 추천한다”고 했다.

 

 

‘다중미니면접’ 등 많아지는 추세

 

의대 입시에서는 ‘면접’도 무시할 수 없는 전형요소다. 최근에는 면접 가운데서도 ‘다중미니면접’(MMI, Multiple Mini Interview)이 주목받고 있다.

 

다중미니면접은 서울대, 인제대, 인하대, 계명대, 한림대 의치대계열에서 주로 실시한다. 학생이 면접실 앞에서 2분가량 제시문을 분석한 뒤 면접실에 입장해 8분 동안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영덕 소장은 “다중미니면접에서는 답변을 하지 못하면 바로 퇴장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이 중요하다”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추가 질문 등이 있어 까다롭고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서울대 및 일부 대학의 경우 웹진 등을 통해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게 좋다.

 

이승목씨는 “다중미니면접에서는 인성평가뿐 아니라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관건이었다”며 “‘매미소리방’, ‘지각에 관한 방’, ‘고정관념방’ 등 다양한 면접실을 돌면서 제시문을 분석하고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매미 소리가 어떻게 매년 커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순간에는 매우 당황했었어요. ‘지각에 관한 방’에서는 ‘스무 번의 모임에서 다섯 번 지각한 두 명의 학생이 그다음 모임에 각각 지각할 확률을 구하라’는 질문이 나왔고요. 바로 정답을 내놓기보다는 그 순간에 나의 경험과 지식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등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게 중요했다고 봅니다. 이런 면접을 준비하려면 평소 모의면접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아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경쟁하는 만큼 의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연 ‘내신 성적’이다. 의대 학종도 교과 성적이 탄탄해야 ‘마음 놓고’ 준비할 수 있다. 현대청운고 정용호 진로진학부장 교사는 “학종 등 비교과활동은 정규 교과 수업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며 “교과 개념을 이해하고 심화하는 과정에서 자율동아리 등을 만들어야 고교 시절 어떤 흥미를 갖고 공부했는지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수시 합격 뒤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수능 대비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가톨릭대 학생부종합전형, 고려대 일반전형,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연세대 활동우수형 및 기회균형전형 등 2018학년도 의대 입시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학종 전형은 17개 대학 27개 전형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의대의 경우 ‘2개 영역 1등급 이내’, ‘3개 영역 등급합 3’ 등을 요구한다”며 “수시에서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고 정시에서는 완전히 수능으로만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했다.

 

 

성적 높다고 ‘묻지마 지원’ 안 돼

 

지원 가능한 성적보다 중요한 건 역시 적성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류환 회장(한림대 의학과 4학년)은 “의학에 흥미가 없는 학생인데 주변에서 ‘성적이 높으니까 의대 가라’고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의대 생활에서는 끈기와 성실함이 가장 중요한 적성이다. 긴 수련 과정을 견딜 수 있는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각오를 다진 뒤 입학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선택하기엔 의과대학의 공부량은 정말 많습니다. 자만심을 내세우거나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면 입학 뒤 힘들죠. 의대 6년을 비롯해 인턴 및 전공의 수련 과정까지 최장 14년을 거쳐야 합니다. 그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배운 것을 환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죠. 성적보다 중요한 ‘의대 적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정용호 교사는 “의학 계열은 암기력뿐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와 강한 책임감이 요구된다”며 “자신의 노력으로 타인에게 ‘건강한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이타적인 학생들이 의대 입학 뒤에도 잘 적응한다”고 했다.


김지윤 <함께하는 교육> 기자 kimjy13@hanedu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