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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숙박, 음식…작은 실천으로 줄이는 탄소발자국
교통, 숙박, 음식…작은 실천으로 줄이는 탄소발자국
아이와 함께 하는 저탄소 여행
여행은 새로운 세상 접하고 견문 넓히는 활동
즐거움 뒤 남는 탄소발자국 책임 알려줄 필요
지속가능한 삶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
책임 있는 시민의식·생명의 가치 배우는 계기
부모에겐 깨끗한 환경 물려주는 약속이자 실천
수정 2025-09-29 19:00등록 2025-09-29 17:11
순천만습지에서 아이들이 갯벌 체험을 하고 있다. 순천만 정원도시센터 제공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이왕이면 지구에 남기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여행’으로 즐거움과 책임감을 함께 챙겨보면 어떨까. 즐거운 경험 속에서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시도하며, 가족의 시간도 더욱 특별해질 수 있다.
여행, 즐거움과 책임 사이의 선택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외로 떠날 준비를 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비행기만 타면 지구 반대편까지도 갈 수 있는 시대, 여행은 아이가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견문을 넓히는 소중한 활동이다. 그러나 즐거움의 이면에는 여행이 필연적으로 남기는 탄소 발자국이라는 책임이 존재한다.
여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여행산업이 차지하는 양은 5~8%가량. 여행에서 사용하는 교통수단, 숙박, 음식 등은 실시간으로 탄소를 만들어낸다. 특히 교통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승객 1명이 1㎞를 이동하는 동안 비행기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으로 버스의 4배, 기차의 20배에 달한다. 즐거움과 편리함을 위해 떠난 여행이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떼놓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앞에서 여행을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윤리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움직임도 커졌다. 소비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두고, 가능한 친환경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이른바 ‘저탄소 여행’이다. 조금은 불편해도 여행 준비와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여행의 경험이 수반하는 탄소 발자국을 가늠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저탄소 여행은 아이가 책임 있는 시민 의식과 생명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인 동시에, 부모에게는 미래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직접적인 약속이자 실천이다.
완주 오복마을 전경. 웰촌 제공
탄소발자국 줄이는 여행의 기술
저탄소 여행의 첫걸음은 여행 준비에서부터 시작한다. 탄소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통수단은 효율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에 대한 전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운송수단인 비행기를 덜 타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하지만 삼면이 바다로 막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이동을 하려면 비행기 이용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아이와 공유하며,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교육적 접근이 중요하다. 비행기를 이용할 때는 이륙과 착륙 시 연료 소모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직항편을 선택하고, 짐을 가볍게 꾸려볼 수도 있다.
국내 여행을 떠날 때는 승용차 대신 기차나 고속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자. 이동 과정의 불편함과 낭만을 동시에 느끼는 경험도 소중한 교육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어려 승용차 이용이 불가피하다면, 여행지 도착 후 대중교통을 적극 활용하거나 자전거 대여를 통해 동네를 누벼볼 수도 있다.
다음 단계는 숙박이다.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인증 숙소나 제로웨이스트 숙소를 찾아보자. 숙소 선택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집처럼 아껴 쓰는 마음가짐’이다. 자기 집이 아니라는 이유로 에어컨 온도를 과도하게 낮추거나 에너지를 펑펑 쓰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필요한 물건을 미리 챙겨가는 실천도 필요하다. 여행지에서 일회용 칫솔이나 플라스틱 물병 등을 사서 쓰고 버리는 편리함을 당연시 하기보다는 집에서 개인용 칫솔, 손수건, 수저통 등을 챙겨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해보자.
한편,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 웹사이트 내 ‘나의 여행 탄소배출량 알아보기’를 활용하면 인원수와 교통수단, 숙박, 식사 등 활동별 탄소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다.
공주 소랭이마을에서 아이들이 밤을 이용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웰촌 제공
공주 소랭이마을에서 아이들이 농촌 체험을 하고 있다. 웰촌 제공
여행지에서 즐기는 친환경 체험
여행의 목적을 체험에 두면, 환경보호도 얼마든지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 소비적인 관광 대신 여행의 속도를 늦추고 지역을 찬찬히 탐색하는 활동 자체가 중요한 저탄소 실천이다. 숙소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며 자연을 관찰하고 즐겨보자. 산책길에 주운 나뭇가지나 솔방울, 돌멩이 등으로 만드는 자연물 공예도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활동이다.
여행지의 전통시장이나 로컬푸드 직매장을 방문해 싱싱한 제철 식재료를 구매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활동은 운송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 있는 실천이 된다. 구매한 재료로 숙소에서 직접 요리까지 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입산 식재료와 로컬푸드가 환경적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이러한 탄소발자국 차이가 기후위기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아이와 함께 대화해보자. 여행지 주변에서 진행하는 로컬푸드 체험 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해볼 수도 있다. 관광지에 다른 여행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환경을 생각하며 저탄소 실천을 이어가는 일도 중요하다. 여행에서 느꼈던 점과 실천했던 노하우를 함께 이야기하며 여행 일기나 신문을 만들어 봐도 좋다. 아이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지구를 위해 한 작은 노력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모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며, 여행의 여운을 소중한 습관으로 이어가 보자.
순천만습지에서 아이들이 갯벌 체험을 하고 있다. 순천만 정원도시센터 제공
어디로 떠날까? 친환경 국내 여행지
한국관광공사는 여행 중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추천지를 웹사이트(korean.visitkorea.or.kr)를 통해서 제공한다. 환경과 생물다양성 보호조치를 실천하는 여행지,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탄소중립 실천 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여행지 등의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탄소 없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연대도, 천혜의 자연을 품은 생태공원이자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을숙도, 업사이클링 공방체험을 할 수 있는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친환경 전기트램을 운영하는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취향과 지역에 따른 선택지가 다양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촌여행정보포털 ‘웰촌’(www.welchon.com)도 여행지 선정에 참고할 만하다. 국내 유일의 전국 기반 농촌관광 특화 플랫폼인 웰촌은 농촌체험휴양마을 비롯해 관광농원, 농가맛집, 농촌민박 등 농촌관광과 연계된 정보를 제공한다. ‘이달의 웰촌’과 ‘계절테마여행코스’ ‘여행이야기’ 등의 여행 콘텐츠도 소개하고 있어 소박하고 고즈넉하게 즐길 농촌 여행지들을 찾아볼 수 있다.
■ 추천, 이곳!
1.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태화강 국가정원은 1급수 생태하천 태화강을 끼고 있는 친환경 생태 정원이다. 특히 바람에 부딪히는 대나무의 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십리대숲으로 유명하다. 유아를 위한 정원 가꾸기, 가족 단위 정원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가을철에는 삼호대숲 철새공원에서 수많은 철새를 감상하며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154
2. 순천만 습지&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습지는 광활한 갈대밭과 갯벌이 어우러진 자연생태 공간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이자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가을철에는 아이와 특별한 탐조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습지와 연결된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 국가정원(scbay.suncheon.go.kr)도 함께 즐겨야 할 필수 코스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습지를 이어주는 하늘택시 스카이큐브 등 친환경 교통수단도 운영한다.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
3. 완주 경천애인 오복마을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오복마을은 아름다운 자연과 옛 시골마을의 정취를 간직한 내륙마을이다. 경천애인농촌사랑학교(경천애인.com)가 운영하는 오복마을의 경천애인활성화센터는 경천면의 6개 마을을 아우르는 경천애인권역의 중심기관으로 숙박시설과 다양한 농촌문화 체험활동을 운영한다. 떡메치기 체험, 천연염색 체험, 농작물 수확 체험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체험을 만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 일정 및 신청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숙박, 체험, 강당, 식당, 수영장, 동물농장, 구룡천 돌다리, 캠핑장 이용은 경천애인권역 활성화센터(063-263-5555)에서, 경천체육공원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이용은 면사무소(063-290-3775)를 통해 이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 오복대석길 45. 체험 및 숙박 문의 010-4124-3275
4. 소랭이마을
충청남도 공주에서도 전국 최대의 밤꽃군락지이자, 최고 품질의 밤을 생산하는 곳이다. 폐교된 월산초등학교를 지금의 소랭이 마을 체험장으로 만들었는데 연수시설, 체험시설, 숙박체험까지 갖추고 있다. 율피를 이용한 율피비누 만들기 체험, 밤양갱이 만들기 체험, 밤도자기 압화 그리기 체험, 자연과 함께 마을 산책하기 등 밤과 자연을 이용한 체험들이 많다. 인근 공주 연미산의 자연미술전시공원을 함께 찾아 자연 속 예술 세계를 즐기는 코스도 추천한다. 충청남도 공주시 정안면 정안마곡사로 396. 소랭이마을 블로그(blog.naver.com/soraengi) 참고.
박은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