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2025-06-30 19:14등록 2025-06-30 17:31


전문대학들이 발빠르게 AI,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맞춤형 학과를 신설, 졸업 후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지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서일대 AI게임융합학과 제공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대학 간판보다는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4월 기준 청년층(15~29살) ‘쉬었음’ 인구는 41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5000명 증가했다. 구직도 학업도 하지 않는 청년들이 12개월 연속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24년 기준 ‘쉬었음 청년’(15~34살)을 약 59만 명으로 추산한다. 2015년과 비교해 20만 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대학을 졸업했거나 사회 진출 뒤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늦깎이 신입생’의 증가 추세는 청년 취업난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전문대 재학생 중 25살 이상 성인학습자는 2018년 4만6409명에서 지난해 8만8739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학 졸업 뒤 전문대로 재입학한 ‘유턴 입학생’도 2020년 1571명, 2022년 1770명에 이어 지난해 1922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박수정(24·가명)씨는 컴퓨터나 건축 관련 전문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의 유턴 입학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박씨는 “인문계열 전공으로는 인턴도 쉽지 않고, 대기업은 커녕 중견기업 정규직 취업도 쉽지 않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AI 분야를 전공하면 취업 경쟁력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들이 발빠르게 AI,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맞춤형 학과를 신설, 졸업 후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지는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이유다. 2026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전문대학의 AI·바이오·신재생 등 취업 전망이 밝은 이색학과들을 모아봤다.


서일대 AI게임융합학과 제공

데이터 중심사회 핵심 기술, AI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AI 관련 학과들은 요즘 가장 ‘핫’한 학과 중 하나다. 채용석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은 “음성과 앱으로 전자기기를 제어하고,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제작하며, 문서까지 대신 작성해주는 등 기술 발전에 따라 향후 몇년간 AI 기술자와 실무 전문가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창의력과 융합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전문가는 미래 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직업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AI는 수학, 논리, 통계에 흥미가 있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매우 적합하다. 또한,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과 도구를 배우는 데 거부감 없는 유연한 사고와 도전정신이 있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재학 중에는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공학 및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등 기본적인 이론과 기술 습득과 함께 현장 실습을 병행한다. 커리큘럼은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기초 이론,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인 머신러닝과 딥러닝 원리, 파이썬(Python)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실제 문제에 AI를 적용하는 실습 중심 교육으로 이뤄진다.


채용석 진학지원센터장은 “로보틱스, 사물인터넷(IoT), 자연어처리 등 다른 기술과의 융합도 주요 커리큘럼 중 하나”라며 “SQL개발자, 데이터분석준전문가·데이터분석전문가, 빅데이터분석기사, Google tensorflow certification, AWS certification 같은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졸업 후 진로는 매우 다양하다. 대기업 IT부서부터 연구소,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AI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상·증강 현실 전문가, 정보보안 전문가, AI프로젝트 매니저, AI 컨설턴트,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 딥러닝 연구원,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으로 활약할 수 있다.


☞ 개설대학


경기과학기술대 인공지능학과, 경인여대 AI정보융합계열, 대림대 AI시스템과, 동서울대 인공지능컴퓨팅과(P-Tech)/AI응용소프트웨어과(P-Tech),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명지전문대 AI게임소프트웨어학과·AI빅데이터학과, 서일대 AI게임융합학과, 수성대 AI빅데이터과, 신구대 AI소프트웨어과, 안산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유한대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전공, 영진전문대 AI소프트웨어학과·AI글로벌IT과(2026학년도 개설), 제주한라대 인공지능학과, 조선이공대 컴퓨터학부 AI소프트웨어콘텐츠전공, 군장대 인공지능융합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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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보건과학대 바이오제약과 제공
의료·바이오와 결합한 생명과학·화학

바이오산업은 생명과학, 생물공학, 의료공학 관련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의약품, 식품, 의료기기, 바이오 화학, 바이오시밀러 등 생명과학 분야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 연료, 바이오 플라스틱 등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를 포함한다.

고령화와 저속노화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바이오산업 인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어 취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유전자 교환이나 세포융합 등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 대량 배양해 의약품이나 식료품 등에 유용하게 쓰려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생명과학, 화학, 식품에 관심 있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채용석 진학지원센터장은 “대다수 전문대학들이 졸업과 동시에 의약품 및 바이오 기술 분야를 비롯해 연구소, 정부 및 연구기관, 의료기관, 교육기관, 제약회사, 화장품 제조회사, 의료기기 기업, 바이오 벤처기업, 건강기능식품회사 등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기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취득 가능한 자격증으로는 화학분석기능사, 바이오화학제품제조산업기사, GMP기술인, 밸리데이션기술인, 연구실안전관리사 등 바이오제약 전공 관련 자격증부터 바이오화학제품제조기사, 화공기사, 화학분석기사, 산업안전기사 등이 있다.


☞ 개설대학


동남보건대 식품제약과, 유한대 유한바이오제약전공·유한생명화공전공, 가톨릭상지대 바이오제약과, 안동과학대 바이오백신제약과, 대전보건대 바이오의약과, 동양미래대 바이오융합공학과, 재능대 바이오생명과·바이오테크과,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전공, 충북보건과학대 바이오제약과, 충청대 바이오의약품분석과, 신구대 바이오생명과학과, 신안산대 바이오생명과학과


유한대 유한바이오제약전공 ·유한생명화공전공. 유한대 제공


환경 보호 위한 대체에너지 연구·개발


신재생에너지란 기존 화석연료를 변환해 이용하거나 태양열, 수력, 풍력, 조력, 지열과 같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해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가 양성은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 세계적인 요구로, 그 수요 역시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용석 진학지원센터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대체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해야 하므로 물리, 지구과학, 화학, 수학 등 이공계 기초과목에도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목은 신재생에너지의 종류와 특성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전기·전자공학 기초이론을 토대로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성된 전력을 전기전자기기 작동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하는 기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 친환경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이차전지 관련 기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취득 가능한 자격증으로는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태양과) 산업기사, 에너지관련 전기(산업)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승강기(산업)기사, CAD·3D프린팅 등이 있다.

졸업 후에는 한전·에너지공단 등 관련 공공기관 및 연구원, 지자체(지자체 신재생에너지담당 공무원, 전기·전자 기술직 공무원 등), 에너지 및 석유화학 관련 대기업, 전력·전기전자 관련 업체, 건설업체, 자동차·중공업 업체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 개설대학

군장대 신재생에너지화공계열, 목포과학대 신재생에너지전기과, 신성대 신재생에너지전공, 영남외국어대 신재생에너지과, 전남도립대 신재생에너지전기과, 전주비전대 신재생에너지과, 영진전문대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 경남정보대 화공에너지공학과​


동의과학대 반도체전자산업과 제공


반도체 관련 학과도 주목할 만해

반도체 및 ICT 분야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의 근간이지만, 정부가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력 15만 명 양성을 목표로 발표할 만큼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취업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채용석 진학지원센터장은 “반도체 관련 학과는 반도체 설계, 제조 공정, 장비 유지보수 등의 전문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세밀한 작업을 좋아하고, 실험과 실습을 통해 직접 배우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커리큘럼은 반도체장비 제조·유지보수, 반도체 생산, 회로설계, 테스트·계측에 대한 특화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대학마다 차세대 반도체 특화 교육을 위한 반도체 클린룸, 반도체 VR 실습실 등 AR 교육 체계를 구축해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설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산업계로부터 기증받은 생산장비를 실습에 활용하는 등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취득 가능한 자격증으로는 반도체설계산업기사, 반도체장비 유지보수기능사, 생산자동화산업기사, 전자산업기사, 품질경영산업기사, 산업안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등이 있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같은 반도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반도체 관련 업체로 진출할 수 있으며, 반도체 재료 및 소자, 반도체 제조·설비 공정 개발 엔지니어, 집적 회로 설계 엔지니어, 반도체 연구원 등으로도 활약할 수 있다.

☞ 개설대학

동양미래대 반도체전자공학과, 인하공전 반도체기계정비학과, 국제대 반도체학과, 대림대 반도체학과, 두원공과대 반도체과, 수원과학대 반도체시스템과, 여주대 반도체시스템과, 오산대 반도체장비과, 용인예술과학대 반도체과, 대덕대 반도체과, 충북보건과학대 반도체전자과, 충청대 반도체전자과, 대구과학대 반도체전자과, 영남이공대 ICT반도체전자계열,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 구미대 반도체전자통신공학부, 경남정보대 반도체과, 동의과학대 반도체전자산업과, 울산과학대 반도체공학과, 조선이공대 반도체과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