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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상점부터 어린이 마켓까지…자원순환 나들이 해볼까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오는 19일 무료 체험교육 ‘장난감 속 들여다보기’가 열린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제공

구멍 난 바지, 실밥이 풀린 인형, 쓰다 만 공책….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버리기 아까운 것들이 많다. 이럴 때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까?” 하고 이야기를 나눠보자. 떨어진 단추를 달고, 작아진 옷의 다음 주인을 찾는 일도 자원순환의 시작이다. 특별한 재료나 거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곁에 있는 물건을 오래, 충분히 사용하는 경험이다.

왜 안 쓰는지, 더 쓸 수 있는지 살펴보기
아이가 자라면서 필요한 물건도 달라진다. 지난해 잘 맞던 옷과 신발이 작아지고, 한동안 손에서 놓지 않던 장난감에도 관심이 뜸해진다. 하지만 아이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물건의 쓸모까지 다한 것은 아니다. 새 물건을 마련하는 것만큼 쓰지 않게 된 물건의 다음 쓰임도 생각해볼 만하다.

자원순환 교육은 무조건 새것 대신 낡은 것을 쓰라고 가르치는 일이 아니다. 물건이 만들어져 쓰이고 버려지는 과정을 살피며 우리의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가는 일이다.

정리할 물건은 아이와 상태를 살피며 더 쓸 것, 손보면 쓸 것, 다른 사람에게 건넬 것 등으로 나눠보자. 싫증 난 장난감과 고장 난 장난감은 다르고, 작아진 옷과 낡아서 입지 못하는 옷은 다르다. “왜 쓰지 않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까?”라고 물으며 다음 쓰임을 찾아볼 수 있다.

고장 나거나 해진 물건은 직접 손을 보며 사용 기간을 늘려보자. 처음부터 모두 꺼내놓으면 밀린 집안일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 주말에 잠깐 시간을 정해 아이가 다시 쓰고 싶은 물건 한 개만 골라 고쳐보면 좋다. 단추가 떨어진 옷은 단추를 달았던 천도 찢어졌는지 살핀다. 구멍 난 바지는 주변 천이 얼마나 해졌는지 보고 덧댈 천을 고른다. 인형의 봉제선이 벌어졌으면 어디까지 꿰매야 할지 살펴보자.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부터 함께 찾는 과정이다.

쉽게 버리고 새로 살 수 있는 양말 한 짝도 수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발에 잘 맞고 주변 천이 튼튼하다면 구멍을 메워 다시 신어보자. 아이가 좋아하는 색의 실을 고르고 보호자와 함께 손보면 평범한 양말에도 이야기가 생긴다. 놀이하듯 고쳐본 경험은 물건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구류 정리해 ‘우리집 문구점’ 만들어보기
 

바느질이나 공구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흩어진 물건을 모아 다시 쓰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서랍 속 쓰다 만 연필과 지우개, 공책 등을 한곳에 모아 ‘우리 집 문구점’을 만들어보자. 펜이 잘 나오는지, 공책에 빈 쪽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종류별로 정리하고 준비물이 필요할 때는 이곳부터 찾아보는 방식이다. 새로 사기 전에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빌리거나 함께 사용하는 것도 폐기물을 줄이는 실천이다.

장난감은 아이와 상의해 일부를 따로 보관했다가 번갈아 꺼내며 사용해볼 수도 있다. 친구나 이웃 가족과 물물교환을 해도 좋다. 이때는 다음 사용자가 바로 쓸 수 있도록 옷을 세탁하고, 보드게임과 퍼즐의 구성품을 세고, 책의 파손이나 낙서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점검을 해보자. 아이가 직접 사용법과 상태를 적은 설명표를 붙이게 하는 방법도 있다.

나눌 물건을 고를 때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보호자 눈에는 쓰지 않는 물건이어도 아이에게는 간직하고 싶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지금 건넬 수 있는 것부터 고르고, 헤어지기 어려운 것은 남겨두자. 다른 사람이 쓰기 어려운 물건을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넘기지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받는 사람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지, 상태를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까지가 나눔의 과정이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10월10일 ‘DDP 상생마켓: 어린이 경제 마켓’이 열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제공

지역의 공간·프로그램 활용하기

 

집에서 시작한 고쳐 쓰기와 나눠 쓰기를 지역의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확장해봐도 좋다. 수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생활 기술을 배우거나, 물건의 새 주인을 찾는 마켓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의 키니스장난감병원은 은퇴한 시니어들이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곳이다. 방문·택배 수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어린이가 직접 고치는 체험 수업은 아니다. 접수 절차와 수리 가능한 품목, 택배 이용 조건은 키니스장난감병원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리를 맡기기 전 아이와 고장 증상을 적어보고, 돌아온 장난감 상태를 확인하며 안내받은 사용법을 적용해보자. 수리를 의뢰하고 기다렸다가 다시 사용하는 과정도 하나의 생활 경험이 된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수리상점 곰손은 우산 수리와 바느질 등 고쳐 쓰는 생활기술을 다양하게 나누는 공간이다. 워크숍마다 내용과 대상이 다르므로 일정을 살펴보고 어린이·청소년 동반 참여 가능 여부와 준비물, 비용을 문의해보면 좋다.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과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 문화를 경험하는 복합공간이다. 이번달 19일에는 무료 체험교육 ‘장난감 속 들여다보기’가 열린다. 장난감의 부품과 재료를 관찰하고 소재별로 분류하며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자원순환의 의미를 알아본다. 이밖에도 다양한 체험교육이 상시 진행된다. 참여 연령과 회차별 시간, 예약 가능 여부는 누리집 ‘투어&체험교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가 직접 물건을 사고팔며 재사용을 경험할 기회도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10월10일 오전 11시∼오후 5시 ‘DDP 상생마켓: 어린이 경제 마켓’이 열린다. 어린이가 판매자가 돼 장난감과 도서 등을 사고팔고 나누며 경제 개념과 자원순환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만 5∼12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신청은 9월21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박은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