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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의 시작은 세상일에 관심 갖는 것





정치참여


몇 년 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 우리 나라 청년들 서른 명과 함께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 다. 한번은 그룹으로 앉아 정치참여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참석한 대학생 들 대부분이 초중고를 거쳐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정치적인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을 하거나 심 도 깊은 정책토론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옆에 앉아 있던 고등학생이 매우 의아하 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요? 저희는 학교 수업 시간에 정치적으로 중요 한 문제를 두고 자주 토론을 해요. 선생님들이 수업 과 연계하여 토론을 하도록 준비를 시킵니다.”

그 학 생은 이탈리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한인 학생이 었습니다. 이에 대해 청년들은 한국의 청소년들은 정치에 관 심이 많은데 교육 현장에서 정치에 대해 토론하는 기회가 적다, 정치토론을 하고 싶어도 당장 입시에 매달리느라 신문 읽고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청년은 대학에 들어오 기 전까지 노동조합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시민운 동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 다. 국정화 교과서에 대해 온갖 매체가 떠들 때조차 도 학교에서 이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을 한 적 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청소년들의 행동은 어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 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광장에서 보여준 발언과 주 장들, 질서 있는 행동들은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청소년들은 아직 어리다고, 정치에 휘말리면 큰일 난다고 염려했지만 그건 기우였지요. 얼마 전 있었던 대통령 선거 때 청소년들은 모의투 표를 통해 정치에 참여했습니다.

청소년단체들이 주 최한 “청소년이 뽑은 제19대 대통령 모의투표”에 투 표권이 없는 만 18세 이하 청소년들 5만1515명이 참 여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사전투표부터 선거 당일 광화문 광장 등 전국 30여 개 투표소에서 현장 투표까지 실제 대선과 똑같은 일정으로 진행되었습 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이 뽑은 대통령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39.14%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 지했습니다. 2위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로 36.02%의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91%를 얻어 가장 적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청소년 단체 주도의 모의투표 외에도 sns 등을 활 용한 가상투표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카카오톡 투표 하기 기능을 이용해 반 친구들과 대선 모의투표를 진행하는가 하면 지지하는 후보의 번호를 종이에 쓴 후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를 보 호하는 제도와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 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정치참여와 민주주의 공부는 가정과 교실에서부터 오늘 소개하는 <청소년,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볼까?> 는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왜 정치에 관 심을 가져야 하는지, 정치 참여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등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흔히 정치참여라고 하면 정당에 참여하거나 광장에 나가서 시위를 하는 것만 떠올리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책은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살색을 살구색으로 바 꾼 사연을 알아볼까요. 요즘은 크레파스나 색연필 등에 살색이 없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살색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습니 다. 살색이 살구색으로 바뀐 것은 목사님 한 분과 외국인 노동자 몇 분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청원을 했기 때문입니다. 살색이라고 하면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흑인이나 백인의 피부는 사람의 색깔이 아니 라는 뜻이므로, 이것은 인종차별이라고 의견을 낸 것입니다. 이들의 청원이 받아들여져서 2002년부터 연주황색으로 쓰게 되었지요.

그런데 2년 뒤 앞서 청원서를 냈던 목사님의 두 딸이 연주황색은 한자 어여서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어려우므로 읽기 쉬운 살구색으로 바꿔 달라고 청원하였습니다. 당시 초 등 5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결국 이 청원 도 받아들여져서 살구색으로 고쳐 쓰게 되었지요.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 낸 바람직한 사례입니다. 이처럼 정치에 참여에 한다는 것은 단지 어떤 후 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평소 일상 안에서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을 발견 했을 때,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여길 때, 그것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치참여입 니다. 그러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민감성이 필요합니다.

“연주황색은 한자어여서 초등학생들에게는 어려워. 이건 글을 모르는 사 람을 무시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렇게 문 제점을 지각하는 것이 바로 민감성입니다. 책 속에는 이런 사례도 들어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 안 학교 출석부 앞 번호는 남학생부터 시작되고, 남학생 번호가 다 끝나야 여학생 번호가 시작되었습니다. 몇 십 년 동안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고치려 하지 않았던 이 불합리한 일은 한 여중생에 의해 바뀌 었습니다. 이 여학생은 출석부 번호가 남학생이 끝나야 여학생이 시작되는 불평등을 고쳐 달라고 요구했고, 여성부에서는 ‘이것은 여성은 항상 남성 다음이라 는 차별적인 감정을 초래하는 남녀차별 행위다.’라고 결정했답니다. 지난 2001년의 일입니다.
 
의사표시가 없으면 “뜻대로 하소서!”가 된다 정치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호이해를 조정 한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즉 갈등을 조율하는 것 이 정치의 속성입니다. 평준화 교육과 엘리트 교육간의 갈등은 어떨까요? 우리 헌법 31조에서는 교육 의 기회균등을 강조하고 있지요. 그런데 학교에 가 보면 심화반이라고 하여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모아 놓고 공부시키는 곳이 있습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 생들만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속하지 않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업료는 같이 내 는데 질은 다르고 대우도 다르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성적이 좋은 학생들과 그 부모들 중에는 열 심히 공부하지 않고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아이들 과 섞여서 교육을 받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 이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수준의 학교에 진 학하여 교육을 받을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 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놓고 교육하는 특목고 제 도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할까요? 교육을 받을 자유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쪽과 교육 기회의 평등을 우선으로 여기 는 쪽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학교 에서는 우열반을 나누어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방법이 두 입장 모두를 만족시 킬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또 요즘은 절대평가 방 식으로 시험제도를 바꾸어 과도한 경쟁을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우열반을 나누어 수업을 하고, 대신 우등반과 열등 반의 시험 문제를 다르게 출제하여 거기서 얻은 성 적을 인정해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의대생을 뽑을 때 성적이 일정 수 준 넘는 학생들 중에서 의대에 가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추첨을 한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살펴보았듯이 정치 참여의 시작은 세상 일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관심은 나와 타인을 존 중하는 일입니다. 만약 중요한 일인데 투표하지 않 거나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이 맘대 로 해도 좋다는 허용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나중에 억울하다고 말해도 할 말이 없고, 다시 권리를 되찾 기까지 오랜 투쟁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먼저 학교에서부터 자유롭게 토론하고 합의 해 가면서 정치와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민주적인 생활태도를 익히는 것은 자신의 권 리에 눈뜨는 것이며 내 삶의 주인 된 자세를 갖는 것 입니다.”

 
생각 근육 키우기 1
1. 책속에 크레파스에 연주황색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한자어를 잘 모르는 초등학생들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 에 의견서를 낸 두 여학생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글을 잘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에 게 학교에서 책읽기를 시키거나 받아쓰기 숙제를 내주는 것은 차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도움말 1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1929~1968)은 대학에 입 학한 후 자신의 독서능력이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는 것을 알 고 매우 분노했다고 전해집니다. 미국 정부가 흑인들에게는 제 대로 된 독서교육을 하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지요. 부모의 손 이 미치지 못하여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들어갔 는데 학교에서 한글 읽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방치된다면 차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국가에서 실시하는 교육적 혜택이 일부 도시나 지역에 집중되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만 주 어지는 것도 차별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 근육 키우기 2
2. 책의 저자는 학교나 사회, 일상 안에서 민주적인 태도를 기르고 정치에 대해 배우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평소 주변에서 불공평하다고 느낀 것이나 자유와 사생활 침해라고 느꼈던 것들을 떠올려 보고, 그리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 요한지 알아보세요. 또 국회의원이라면 꼭 만들고 싶은 법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세요.
도움말 2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매일 보는 뉴스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회 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된 뉴스에 대해 여러 매체에 나온 글들을 자세히 읽어보고 깊이 이해한 다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토 론을 해 보세요. 또 신문읽기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뉴스를 읽 고 토론하고,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싶을 때는 공동으로 의견서 를 만들어 언론매체나 학교, 행정당국, 해당 국회의원에게 제출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친구의 글
청소년기부터 정치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작년 말, 한 언론사에 의해 국정농단 사건이 밝혀졌습니다. 6개 월 동안 혼란스러운 소식이 쏟아지고,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 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 온다는 헌법 제1조에 나온 대로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을 파면 시 켰습니다. 흔히 어른들은 이런 것을 보는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 고 배우겠냐고 말합니다. 창피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막상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정치는 어렵고 복잡하니, 몰라 도 되는 것이라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5년 후, 10년 후에는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 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정치에 관한 교육 을 시킨다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가 무엇인지를 알아서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이 될 것입니다. 현재 청소년이 가장 쉽 고 편하게 정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선거입니다. 선거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의견을 가장 잘 구현해 낼 사람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헌법 에 나온 기본법은 물론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나와 있 습니다. 역사 속에서 있었던 일들과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 설명해 주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마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이 써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민주주의란 어떤 고정된 제도나 완성된 형태로 배 우는 것보다는 청소년이 생활 주변에서부터 무엇이 민주적인 행 동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몸소 느끼고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책이든 가려보지 않지만 정치에 관련된 책은 어려워서 조금 꺼려지는데 이 책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고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써서 저 또래 학생들이 읽기에 딱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진서・서울신원중학교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