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인기 비결은?

웹툰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인터넷을 의미하는 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의 합성어인 웹툰은 2003년 포털 ‘다음’에서 ‘만화 속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후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웹툰을 서비스하는 상위 5개사의 통계를 모아봤더니 우리나라에서 웹툰을 보고 즐기는 인구가 9600만 명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답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 명으로 본다면 그 배에 이르는 엄청난 수치이죠.

2015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웹툰 10년> 기획전을 열면서 정리한 것을 보니, 지금까지 나온 웹툰 작품의 수는 5700여 편이고, 작가는 약 4700명에 이릅니다. 웹툰의 역사를 10년으로 보면 1년에 570편이 넘는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최장 기간 기록을 세운 웹툰은 2015년 8월 기준으로, 조석의 <마음의 소리>인데, 2006년 9월 8일부터 장장 9년 동안 연재를 이어왔고, 최다 횟수 웹툰인 곽백수의 <가우스 전자>는 2011년 6월 6일을 기점으로 4년 여 동안 무려 1065편을 선보였습니다. 또 단행본으로 가장 많이 팔린 웹툰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큰 화제가 되었던 윤태호 작가의 <미생>으로, 종이책으로도 220만 권이 넘게 팔렸습니다. 그밖에 강풀 작가의 <아파트>는 영화로,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는 드라마로,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는 게임으로, 지강민 작가의 <와라편의점>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지요.

최근에는 윤태호 작가의 <내부자들>, <이끼>가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했으며, 강풀 작가의 <타이밍>(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사람>도 영화로, 최규석 작가의 <송곳>, 순끼 작가의 <치즈인더트랩>은 드라마로도 인기를 누렸습니다.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도 늘고 있는데, 웹툰 <마음의 소리>, <갓오브하이스쿨>, <신의 탑> 등은 이미 게임으로 출시가 됐습니다. 웹툰의 인기는 우리나라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5년 웹툰 시장의 총 매출액은 9000억이고, 이 가운데 수출액은 300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웹툰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웹툰만이 갖고 있는 재미가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세로로 읽는 방식과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표현 방식에 배경음악과 컷을 이용한 구성 등이 보는 재미를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출판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종이 만화와 달리 매일 실시간으로도 볼 수 있지요. 스마트 폰이 보급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 또 누구나 자유롭게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웹툰이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일 것입니다.

웹툰은 또 독자가 댓글을 달고 저자와 즉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합니다. 독자들도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지요. 여기에 3D 기술 도입 등으로 점점 양적 질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점,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확장되면서 상업적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웹툰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어떻게 읽어야 할까?

오늘 소개할 책 <청소년을 위한 미디어 여행>은 신문, 방송, 영화, 대중음악, 만화와 애니메이션, 광고, 사진, 인터넷, 뉴미디어 등 우리가 매일 만나고 사용하고 있는 미디어에 대해 이해하고, 미디어에 드러난 현상들을 분별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책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소속의 선생님 세 분이 쓴 책입니다.

이번 지면에서는 여러 매체 중에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중점적으로 책에 나온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앞에서 웹툰의 등장과 인기 비결을 말했지만, 웹툰은 원래 만화책으로 출간된 것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지요. 만화라는 말도 코믹스, 카툰, 캐리커처, 애니메이션 등과 혼용되고 있는데요, 코믹스는 네 컷 이상의 그림으로 스토리가 있는 것을 뜻하고, 카툰은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줄거리가 있는 한 컷이나 여러 컷의 만화를 말합니다. 캐리커처는 사물의 특징을 과장해서 풍자하는 의도로 그린것이고, 애니메이션은 그림을 움직이게 하는 제작기술로, 흔히 만화영화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만화’는 이들 모두를 포함하는 말로 쓰입니다.

만화를 제대로 보고 즐기려면, 우선 만화라는 매체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축구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만화의 매력은 무엇보다 단순한 그림과 과장된 표현입니다. 칸과 칸의 관계로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말풍선을 비롯하여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감정이나 움직임을 표현하는 다양한 기호들이 재미를 더해주지요. <슬램덩크>와 같은 만화는 카메라도 잡아내지 못하는 각도에서 인물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농구의 재미를 극대화했습니다. 따라서 만화를 볼때 대사와 지문뿐 아니라 여러 기호들이 말하고 있는 의미를 알아가면서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애니메이션은 1908년 처음으로 등장한 후 많은 작품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미국에서는 디즈니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유명한데, <신데렐라> <인어공주> <라이언킹> <아나스타샤> 등 최근작을 제외하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주인공이 흰 피부를 지녔습니다. 그래서 인종 편견을 담고 있다고 비판을 받아왔지요. 또 여성의 행복과 성공은 왕자를 만나는 것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남성우월주의라는 비판도 받았어요. 반면 1994년 만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기존의 방식에 저항과 개혁을 꿈꾸는 <슈렉> <엔트> 등을 만들어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밖에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하는 <이집트왕자>, 닭장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치킨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주장하는 상어 <샤크>, 뉴욕의 동물원에서 뛰쳐나간 네 마리 동물 이야기 <마다카스카>, 평생 꿀만 모아야 한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낀 <꿀벌대소동> 등이 있습니다.

미국에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지브리>가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모노노케 히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성 라퓨타> <바람위의 포뇨> 등 일본의 조상과 자연을 숭배하는 무속 신화 또는 휴머니즘을 나타내는 작품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지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르 중 하나는 ‘사이버펑크’입니다. 사이버 펑크는 사이버 공간으로 대표되는 첨단과학 기술에 비판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장르입니다. <공각기동대> <메모리즈> <아키라> 등이 이런 장르입니다. 또 <마징가 Z> <건담> <신세기 에반가리온> 등의 로봇 메카닉물과 <들장미소녀 캔디> <요술공주 밍키> <세일러문> 등의 순정 애니메이션도 일본의 고유 장르입니다.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과 달리 프랑스 만화는 제작방법과 내용도 다양하고 매우 실험성이 강합니다. 만화를 예술로서 인정하여 앨범이라고 부르며, 표지를 비롯하여 종이의 질도 고급 코팅 용지로 만들고 만화책 가격도 매우 비싼 편입니다. 전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부가 팔린 <땡땡의 모험>을 비롯하여 <개구쟁이 스머프> <아스테릭스> 등이 유명합니다. <설국열차>는 2013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지요.

만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에게 스콧 맥클라우드가 지은 <만화의 이해>는 필독서입니다. 만화가인 저자가 만화라는 매체에 대해 만화로 설명하고 있는데, 만화에 대해 매우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서 만화에 대해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자의 강연은 <TED>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읽을 만한 만화책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는 <만화책365>나 만화평론가 김낙호 씨가 쓴 <만화가 담아내는 세상>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독서교육전문가, (주)리딩웰 대표,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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