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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개편 유예, 허탈해진 중2·3


 


 
교육부가 8월31일 발표하기로 예정했던 2021 수능개편안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3 학생이 응시하게 될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 2018학년도와 동일한 체제로 유지된다.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짧은 기간에 국민적 공감과 합의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논의를 더 진행해야 한다는 쪽과 내년부터 당장 시행하는 2015 교육과정과 수능의 엇박자에 학생들만 피해자라는 주장도 있다. 혼란스러움이 있지만 학생, 학부모들은 수능개편안을 1년 정도 더 주목해서 봐야 할 상황이다.

 

교육부는 개편안 1년 유예 발표를 하면서 수능개편안만 발표하기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전형 개편 방향을 함께 발표해야 한다는 현장의 지적이 많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견해차가 크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능개편안 유예 반대 쪽 입장은 내신은 2015 교육과정에, 수능은 2009 교육과정에 맞춰져 있어서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즉, 내신 따로 수능 따로 공부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 점을 비판한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수능개편안에 담아내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현재 중3 학생들이 응시할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2016년 3월부터 추진해왔다. 그런데도 1년을 다시 유예한다는 것은 정부의 소신과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동일한 시험체제에서 영역별 평가 방식이 다른 기형적 수능제도를 손봤어야 했다. 폭탄 돌리기식의 땜질 처방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시간벌기로 갈등은 유예되었을지 모르지만 중2, 3 교실의 혼란은 가중됐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새 정부의 개혁적 교육정책을 조정하고 추진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눈치만 보다가 배는 산으로 올라가버렸다. 교육정책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수능개편안 유예로 현재 중3 학생은 학생부 교과, 비교과, 수능을 여전히 함께 준비해야 하고, 수능 절대평가 시행을 대비하고 있던 중2 학생은 허탈할 뿐이다. 하지만 수능개편안의 당사자인 중2, 3 학생들이 복잡한 셈법을 하기보다는 기본과 본분에 충실했으면 한다. 수능개편안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너무 억울해하지는 말자. 학생 입장에서는 배우지도 않은 과목에서 수능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과목 가운데 일부가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이 바뀌어도 역량이 안 되는 학생은 선발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나 교과와 비교과를 스스로 제대로 쌓아나가보자.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생겼다면 흠뻑 몰입해보자. 변화하는 교육정책에 자신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자신의 특성과 적성에 맞춰 정책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